황강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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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 주민
  • 박형태 기자
  • 승인 2020.08.15 0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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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농사꾼의 일터를 순식간에 빼앗아간 집중호우
인재라고 하기는 너무 억울한 기후변화가 가져온 환경재앙
무궁화봉사단 회장 박형태
무궁화봉사단 회장 박형태

재난(災難)이 일어나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재난이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나 닥치는 불청객이다. 올해의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는 처참했다. 울산광역시재난자원봉사단은 이번 침수 피해를 본 합천지역 농가 지원을 위해 긴급소집을 하여 한국해양구조협회울산지부, 울산해병전우회 등 11개 단체 42명이 참여하였다. 때 마침 연휴가 겹쳐 우리단체는 3명 만 참여하였다.

오전 7시 42명의 재난전문자원봉사자들은 단 1분의 지연도 없이 제 시간에 도착하여 정확히 출발하였다. 자원봉사단은 각자의 용품, 장화를 지원받아 2개 버스에 나누어 타고 경산휴게소에서 10분 간 쉬고는 곧장 합천 수해 현장으로 내달렸다. 도착하니 9시 20분이었다.

아름다운 황강하류는 언제 그랬냐는 듯 소소히 흐르고 있었다. 5일 전 집중호우가 언제 왔냐는 득 비웃기라도 한 듯, 둑 넘어 아비규환(阿鼻叫喚)이 된 농가모습은 아랑곳 하지 않고 피서객 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합천을 가로 지르는 황강 하류에서 물난리가 난 건 지난 8일, 남부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때였다. 합천에서만 400ha가 넘는 논밭과 비닐하우스 300동, 주택 63채가 물에 잠겼다. 축사 8곳에서 소와 돼지 2천700마리가 죽거나 쓸려 내려갔다.

합천군은 황강 상류 합천댐에서 갑자기 방류량을 늘린 탓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준희 합천군수는 “집중 호우 때 많은 비를 담수를 못하니까 방류했고, 그 때문에 합천 많은 지역이 침수했다” 며 인재(人災)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수자원공사는 기준에 맞춰 물을 흘려보냈다고 반박하고 있다.

우리 팀 20명은 이번에 집중 피해를 본 전석기 옹(72)옹의 비닐하우스 3개 동의 비닐을 벗기고 전체를 정리하는 일을 맡았다. 전석기옹은 35년 농사 지어왔지만 황강이 범람하여 쑥대밭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그는 이어 “장마기간 초당 1,500~1,700톤을 방류해야 하는 합천보 방류량을 이번 집중호우로 수자원 공사는 초당 2,700톤을 방류해야 했고, 업 친데 덮친 격에다 순간 집중 호우가 시간당 100미리 가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강이 범란 한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그의 집을 포함 22농가가 물이 안방 벽까지 차올라 겨우 몸만 피해왔다고도 했다.

그의 비닐하우스 3개 동은 양상추, 수박 등을 재배하여 년 1천 만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한다. 부부가 정성을 다해 기르고 아끼는 길이 120미터 높이 2.2미터 비닐하우스는 처참 했다,

다행이 8월13일 중앙재난본부는 합천지역 일대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주어 그나마 위안이라고 했다. 연세에 비해 다정하고 차분한 농부는 우리에게 연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재난지역으로 선포되어 피해 농가에 피해액의 100%를 지원 해 준다 한 들 그들의 마음이 위로가 될까? 그들이 1년 아니 수십 년 간 터전으로 일구고 가꾼 농토가 하루 만에 폐허가 된 모습에 그들이 입은 상처는 무엇으로 보상 받을 수 있을까?

봉사자들은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급조한 그늘 막에 앉아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 좋은 세상 팀으로 참여한 이상목(54)씨는 “이번 홍수는 정치인들이 니편 내편 나누어 전임 정부의 정책은 조건 버리고 나쁘다는 식의 정책이 가져온 결과”라고 하자, 무궁화봉사단 고민송(55) 자원봉사자는 “4대강 사업도 그렇다. 누가 했던 수조원을 들여 보를 일단 만들어 놓았으면 잘 관리하여 이번처럼 홍수조절 시 활용하였다면 이런 아수라장은 없었을 것”이라고 거든다. 가족 4명이 함께 자원 봉사 온 대학생 김나윤(20)씨는 이런 논쟁을 말없이 듣고 있었다.

오늘도 중부지방은 막바지 '장맛비‘로 300㎜ 이상 폭우가 예상되는 데 이곳 합천은 36도 기록되 폭염경보 발령되고 2시 50분 우리는 하던 작업을 멈추고 철수 할 수 밖에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1~2 시간 만 힘을 내면 전체 3개 동을 말끔하게 정리 할 수 있었는데, 2개 동은 마무리 하고 나머지 1개 동은 2/3 정도를 남겨두고 철수 해야만 했다.

철수하는 버스 안에서 KBS는 '특별생방송 수해극복 우리함께'를 오늘(14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1TV를 통해 방송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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