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둔 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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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둔 홍시
  • 송영기 기자
  • 승인 2019.12.0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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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글로벌뉴스통신]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삼아, 감나무 홍시 앞에 참새가 날아 왔다)

 

      남겨둔 홍시

                송 영 기

창공을  배경으로 감나무 빈가지에,

외로이 달려있는 잘익은 홍시하나,

날아온 참새 서두르고

경계하며 쪼고있네.

 

까치도 탐을 내고 직박구리 찿아오고,

며칠을 파먹어도 남은 몫 넉넉한데,

몇 모금 맛보고 나서 

후루루룩 날아가네.

 

감나무 가지끝에 축 늘어진 감은 붉고,

배불리 먹지 않고 몇날며칠 날아드나,

우리집  진객(珍客) 묏(山)비둘기

이 물건엔 뜻이 없네.

 都雲(도운) 宋永起/시조시인,서울

 

(시원한 하늘, 잎사귀 다 떨어진 감나무 홍시는 새가 즐기는 간식이다)

 

(註)  * 묏(山)비둘기와 직박구리 :

산에서 내려온 비둘기 한쌍은 감나무 가지에 

덩그러니 매달린 늦가을 붉은 홍시를 탐하

거나 감나무 가지에는 내려 앉지 않는다.

홍시의 당분을 섭취하지 않는것으로 보인다.

 

다만 감나무 옆 잣나무 무성한 잎에 조용히

깃들어 암수가 쉬는듯 하고, 은밀히 안전에

신경을 쓰는것 같다.

비둘기는 순하지만 의심많고 용의주도하다.

내년 봄에 둥지를 틀어 부화할때 천적을 피할

자리인가 미리 적합한 장소를 살펴두는듯.

 

(여러마리 참새가 한꺼번에 감홍시에 날아 앉았다)

 

지난날 번갈아서 마당가 잣나무 속에 비둘기가,

단풍나무에는 직박구리가 나뭇가지를 물고와 

봄에 둥지를 짓더니, 초여름에 새끼를 쳐서 산

으로 날아갔다. 비둘기는 조용히 옆나무를 옮겨

앉으며 갔고, 직박구리는 요란하게 이소하는

새끼를 찿아서, 물고온 먹이를 먹이며 산으로

인도해 갔다. 새가 떠나 고나면 참 서운하다.

 

집마당에 고양이가 쓸거려도 새끼가 이소할때

어미나 새끼 둘다 위험하므로 기피 장소로 본다.

 

직박구리와 달리 산비둘기는 먹이를 물고오면

곧바로 새끼있는 둥지에 날아들지 않는다.

 

높은 전기 줄에 일단 앉되 반대방향으로 한참

무심한 듯 멀거니 멀리를 바라보다가, 다시

둥지쪽으로 방향을 틀어 앉아서 천적이 있나

경계하다가, 순식간에 날아들어가 물고온 곤충

을 얼른 먹이고, 빠르게 빠져나와 날아간다.

 

그러나 직박구리는 먹이를 물고 오면서 새끼

들에게 준비하라고 신호를 한다. 참새보다

훨씬 크고, 울음소리 요란한 이 새는 홍시를

매우 좋아한다.

새가 마당에서 부화 할때는 그 나무 아래에

가지를 않는다. 지날때면 온 가족이 조용히

살금살금 지날뿐이었다. 즐거운 일이다.

 

(참새들은 다투지 않고, 번갈아 쪼아먹고 비켜 앉는다)

 

(애국가 가사처럼 푸르고 서늘한 "가을 하늘은 공활 空闊" 해서 좋다)

(사진촬영 : 글로벌뉴스통신, 송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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