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인의 숲과 문화산책, 갈매나무와 시인 백석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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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인의 숲과 문화산책, 갈매나무와 시인 백석 사랑 이야기
  • 김진홍 논설위원
  • 승인 2019.08.1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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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글로벌뉴스통신]사람 덕분에 유명해진 나무들도 많다, 예를 들면 세조임금의 보은 정이품송, 마의태자의 용문사 은행나무. 해외에서도 부처님 보리수나무, 예수님의 감람나무, 문호 섹스피어가 은퇴후 집 뜰 안에 심었다는 뽕나무... 내가 그토록 보고파 한 <갈매나무>도 시인 백석 덕분에 세상에 들어난 나무라고 생각이 든다. 신경림  시인이 쓴<시인을 찾아서>에서 "갈매나무"야 말로 백석의 모든 시를 관통하는 이미지라는 기록을---.
 
식물 도감류에 분명 갈매나무가 나온다. 갈매 나무과. 중부 이북지역 개울가, 낙엽교목. 키 2-5m 정도생장. 암수 딴몸으로 5 ~6월에 흰 꽃피고 가을에 콩알만 한 열매가 열리고 한방에서는 서리(鼠李ㅡ 쥐오얏), 양반과일 대추(大棗)나무와는 사촌쯤 되는 나무로 잎은 어른 혀 크기로 짙푸른 색이 다" 자생 분포지는 한국, 중국 동북부, 아무르 및 우수리 지역 등으로 기록이--.

그런데 수소문 끝에 분당에서 환경. 생태교육가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던 P 선생에게 연락 했더니 20여 동안 내가 찾았던 갈매나무를 대면시켜 주었다. 그때가 2019년 6월21일 오후 13시30분경 경기도 성남시 남한산성 자락 성남 자연공원 안, 산성 아래 수정사로 오르는 길섶 개울 가, 그런데  그토록 애타게 상상하던 모습과는 아주 딴 형색, 백석이 이야기한 곧고 정갈한 갈매나무가 아니였다. 그러나 나는 그저 반가움에 그 모습 잊지 않으려고 핸드폰 카메라 셔터만 연속 눌렀다. 그래도 안심은 잎이 짙푸르고 싱싱하다는 것, 이제 주소 알았으니 가끔 찾아 와서 정담을 나누자는 일방적인 다짐만 하고 아쉬움 남기고 내려왔다.
   (사진제공: 박상인) 남한산성의 수정사입구  갈매나무 모습
백석은? 지금은 널리 알려진 시인, 그러나 80대 말까지만 해도 월북 안한 월북 시인으로 그의 좋은 시가 교과서에 실리지 못한 적도 있었고,   평북 정주 김소월과 동향 출생, 일본 동경 유학을 다녀온 소위 현대적 시인으로, 신문 기자로. 영어 교사로 활동, 함흥여고 영어교사 시절 동료교사  송별연  술자리에서 참한 기생과 눈이 맞아 4년여 꿈같은 사랑에 빠지기도 했고, 또한 조국의 암울한 미래와 보헤미안 기질로, 만주벌 넓은 땅으로  떠나기도 했다,
 
이무렵 조선 문단에 마지막으로 남긴 시가 바로 <남신의주 유동 박시 봉방(南新義州 柳洞 朴時 逢方)>이란 편지 겉봉 주소 같은 제목의 시. 내용이  사투리로 외로움 곤궁함 그리움을  절절히 토로하고 거의 끝단에 하얀 눈 맞을 "그 드무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 이 었다"  라고 썼다. 지면상 전문 생략하나 꼭 이 시를 읽어 보기를 권유하고 싶다. 나 같은 문외한이 왈가왈부 할 주제는 못되나 이 시에선 어쩜 갈매나무를 직접 보지 못하고 전해들은 듯한 느낌이 든다,  그 ”드무다는“의 의미는 갈매나무라는 표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백석이 해금되어 유명해짐에 따라 갈매나무도 주가 상승. 더 더욱  젊은 날 백석과 사랑에 빠진 여인 <자야> 자야는 그때 송별연 그 여인, 백석이 지어준 기생 김영한의 애칭이다.
인간 백석. 백석 시에 관한 한국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인용만 해도 600여편이 넘게 나왔다고 하니  백석이 한국인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은 시인 이였는지 그 비중을 가늠할 수 있다, 그 김영한이 이별의 아픔을 품은 체 알뜰히 재산을 모아 서울 3대 요정중에 하나인 대원각 주인이 되고 그녀가 생을 마감할 무렵 그 큰 재산을 법정스님 중심으로 하는 "향기롭게"라는 불교단체에 기증한다. 이 때 한 신문사  기자가 기증할 그 많은 재산이 아깝지 않느냐? 는 물음에 그녀는 "1000억 재산이 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하다"는 명구를 남겼다, 어쩜 이 말이 백석을 더욱 세상에 드러나게 한 계기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그 후 성북동의 고급 요정 대원각은 법정 설두로 길상사라는 사찰로 변했고, 시주(공덕주)인 자야 즉 김영한 이란 여인은 길상보살이란 법명을 받고 입적, 유언에 따라 그녀 골분은 길상사 뜰에 뿌려 졌다고 전해진다.
                                                                          
풀꽃이란 고운시를 준 나태주 시인이 폭로한 게 있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그래 나는 이재 저 멀리서 가슴 속에만 있던 '그 드무다는 갈매나무'의 이름 과 색깔 이며 모양까지 알았으니 갈매나무는 백석의 나무인 동시에 나의 이웃이요 친구요 연인이 됐다. 비록 내가 만난 갈매나무가 곧고 정하지는 않더라도--. 
(사진제공 : 박상인) 박상인 선생의 생태 해설 모습

내 살아 있는 동안 갈매나무 두 그루 꼭 구해서 한 그루는 성북동 길상사 뜰. 길상보살 시주 기념 빗돌 근처 그 녀의 뼛가루 뿌린 그 땅에 심어, 못다한 사랑의 회한을 달래 주고  싶고 또 한그루 갈매나무 묘목은 길상사 맨 위쪽 작은 개울 돌다리 건너 지붕 낮은 집, 한 때 무소유의 화두를 중생들에게 남긴 법정스님이 기거 했던 집, 낡은 통나무 의자 덩그런 자리, 그 앞 들꽃 들풀 자라는 꽃밭, 법정의 뼈 가루가 뿌려진 곳, 푯말 빗겨 옆자리 담장아래 심어, 법정스님을 추모하고 또한 이들에게 깨 닮음을 주고 백석을 더 그리워하게 하고 싶은 욕망이 남아있는 것 같다. 

◆박상인 선생은 30년이상 중등 교직 후 현재는 숲해설가,우리궁궐 지킴이, 생태 환경교육 전문가 등으로 열심히 봉사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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